부부의 세계 1화~6화 리뷰 : 시즌2는 지금부터

한 주중 가장 바쁜 TV 시청 스케줄은 금요일 저녁이다. 7시 40분 위험한 약속, 10시 하이에나(이젠 종영했지만..), 11시 나 혼자 산다까지. 특히 MBC의 장수 프로그램인 나 혼자 산다의 충성도는 높았다. 최근 종영한 이태원 클래스에도 전혀 눈길을 주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이제 11시가 되면 JTBC로 채널을 돌린다. 바로 부부의 세계를 보기위해서 이다. 

 

 

처음 신작 예고편을 보고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했었는데, 우연히 돌린 채널에서 부부의 세계 재방송을 하고 있었고 동생의 막간 스포를 들으면서 빠져들게 되었다. 원래 중년배우가 출연한 불륜 주제의 드라마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내 남자의 여자"를 보고 난 후부터 드라마 취향이 넓어진 것 같다.

부부의 세계는 완벽한 줄 알았던 나의 가정이 남편의 외도로 무너지고 복수를 향해가는 과정을 그리고있다. 선우(김희애)가 이혼을 준비하기까지 변화해 온 감정과 과정을 긴장감 있게 표현하는데 배우 김희애의 연기력도 한 몫한 것 같다. 나 또한 지선우(김희애)가 처한 상황에 완벽하게 몰입했으니까. 전개도 정말 빨라 이번 6화를 보면서 '이번 화가 마지막화인가?' 걱정 아닌 걱정(?)을 하며 시청했다. 다행히도 새로운 떡밥을 주며 막이 내렸고 힘겹게 일주일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그럼, 개인적으로 보면서 소름돋았던 장면을 추려보겠다. 여기서부터 스포가 포함되어있으니 주의 바란다.

 

1. 남편의 불륜을 알게 된 지선우

 

선우(김희애)가 남편의 불륜을 알게 되고 이 사실을 본인만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장면이다. 남편 태오의 생일 파티. 초대한 지인들은 와인을 마시며 웃고 있다.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된 선우. 불륜녀는 내 환자의 어린 딸. 나만 몰랐던 남편의 불륜. 슬로우로 클로즈업되는 파티 장면과 선우가 느끼는 배신감을 웅장한 음악과 함께 대비되게 연출한 점이 좋았는데 2018년 김남주 주연의 미스티를 연출하신 분이었다.   

 

2. 여다경의 임신을 눈치챈 고예림

 

나는 부부의 세계에서 고예림이라는 캐릭터를 좋아하는데 특히 이 장면에서 배우 박선영의 연기가 인상 깊었다. 

"나 위로 언니가 세 명이거든요. 그래서 뒤 태만 보면 알아요. 애 가진 거"

"내가 너를 눈감아 줬던 건, 네가 이 감독 장난감이라서야"

"언니가 다 알면서 모른 척한다는 생각 안 해봤어?"

지선우(김희애) 대신 고예림(박선영)이 여다경(한소희)에게 사이다를 날려줘서 통쾌하게 본 장면이다. 고예림은 왜 지선우에게 불륜사실을 말하지 않았을까? 남편 제혁(김영민)의 주장으로 딩크를 결정했지만 그녀는 아이를 원한다. 제혁의 바람기는 멈출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런 그녀에게 선우는 완벽하다. 예쁜 자식, 사이좋은 부부. 조금의 열등감은 있었을 것 같다. 혼자 속앓이 하던 예림이 알게 된 선우 남편 태오의 불륜. 그것이 예림에게 약간의 위안이 되지 않았을까?

이해되지 않은 점이 하나는 선우와 제혁이 바람피운 사실을 빌미로 예림은 아이를 갖겠다고 하지만 제혁은 더 이상 바람을 피우지 않겠다고 한다. 마치 병처럼 바람을 피우던 사람이 아이만은 갖지 않으려는 이유가 궁금하다.

 

3. 불륜 대 환장 파티

 

지선우(김희애)가 여병규(이경영)의 집에 찾아가 그의 딸과 자신의 남편이 불륜 관계라는 사실을 폭로한다. 선우의 막말에 여다경(한소희)은 그녀의 머리를 내려친다. 태오는(박해준) 되려 역정을 내고 선우는 제혁과 바람피운 사실을 고백한다.

"열 받아? 더러워? 배신감으로 미칠 것 같아? 뭐가 됐던 지금 그 기분 절대 잊어버리지 마. 내가 느꼈던 기분이니까"

폭로하는 이 날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통쾌하길 바랬지만 마음 한구석 찝찝함이 남아있다. 선우는 복수하기 위해 태오의 친구 제혁과 하룻밤을 보냈고, 태오는 다시 다경과 이어졌다. "사랑에 빠진 건 죄가 아니잖아!"라고 외친 태오는 본인의 잘못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부모와 누리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사랑을 선택한 다경의 철없음은 안타깝다. 

선우는 바라던 데로 남편과 이혼하고 태오는 다경과 함께 고산을 떠난다. 이렇게 드라마가 끝나는 줄 알았다. 급박한 전개에 선우가 김윤기(이무생) 선생과 잘 될 것 같은 기류를 흘리고 엔딩인가 했는데 2년 뒤, 평온하던 고산시에 태오(박해준) 다경(한소희) 부부가 다시 돌아오면서 6화가 끝난다. 태오는 성공했고 그는 선우에게 다시 복수할 것처럼 보인다. 이제 시즌2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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